국민연금, 진짜 우리 세대는 못 받는 걸까?
국민연금, 진짜 우리 세대는 못 받는 걸까?
"국민연금, 더 내고도 못 받는다?"
요즘 20~40대 사이에서 국민연금은 '희망 없는 제도'로 불리고 있다. 커뮤니티에는 "이민 가고 싶다", "그냥 포기했다"는 말이 심심찮게 올라오고, 일부 젊은 층은 연금을 '폰지 사기'라 부르기도 한다. 정말 우리는 낸 돈을 못 돌려받는 걸까? 이번 글에서는 국민연금 제도의 현재 문제점과 그 배경, 그리고 향후 가능성까지 자세히 살펴본다.
1. 국민연금, 왜 만들어졌나?
국민연금은 1988년부터 시행된 제도로, 국민이 노후에 안정된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되었다. 핵심 목적은 두 가지다:
- 소득 재분배 효과: 저소득층도 일정 수준 이상의 노후 소득을 보장받도록 한다.
- 강제 저축 기능: 일정 소득의 일부를 강제로 떼어 저축하게 하여 노후에 대비하도록 한다.
하지만 지금 이 두 가지 목적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.
2. 왜 "88년생은 못 받는다"는 말이 나올까?
인구구조 때문이다.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'적립식 + 부과식' 구조다. 지금 일하는 세대가 보험료를 내면, 그 돈으로 은퇴세대가 연금을 받는다. 그런데 이 구조의 전제는 '납부하는 인구가 받는 인구보다 많다'는 것이다.
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(0.7명)을 기록하고 있고,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다. 결과적으로 연금을 낼 사람은 줄고 받을 사람은 늘어나게 된다.
현재 국민연금 기금은 2024년 기준 약 1000조 원에 달하지만, 추세를 보면 2055년 전후로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. 고갈 이후에는 결국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. 이 구조는 근본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.
3. 더 낸다면서도 왜 못 받는가?
최근 여야 합의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안이 통과되었다.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:
- 보험료율 인상: 기존 9%에서 13%로 단계적 인상 (8년에 걸쳐 0.5%씩 증가)
- 소득대체율 상향: 현재 약 40% 수준에서 약간의 상향 조정
표면적으로는 "더 내고 더 받는다"는 구조지만, 실상은 **지금 젊은 세대는 '더 내고 못 받는다'**는 불만이 크다. 왜냐하면:
- 보험료는 지금부터 올라가고,
- 연금 수령액은 나중에야 반영되며,
- 그나마도 연금 고갈 시점엔 기금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.
4. 구조적 문제: 모수 조정 vs 구조 개혁
정부가 추진한 이번 개혁은 '모수 조정'이다. 즉, 보험료율, 소득대체율 등 숫자만 조정한 것이다.
하지만 진짜 필요한 건 '구조 개혁'이다:
- 기금운용 방식 재조정
-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연장
- 정년 연장과 연계된 사회적 합의
- 구연금(기존 납부자)과 신연금(향후 납부자) 분리 운영 등
5. 88년생 이후 세대는 손해 보는 구조다
예를 들어 월급 300만 원인 사람이 기존 9% 보험료(27만 원)에서 13%로 오르면 약 39만 원을 납부하게 된다.
- 연간 약 144만 원 부담 증가
- 평생 총 납부액은 약 5000만 원 이상 증가
- 연금 수령액은 약 2000만 원 수준 증가에 불과
즉, 더 많이 내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어버렸다.
6. 기득권 세대는 이득을 본다
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됐을 당시, 보험료율은 3% 수준에 불과했다. 심지어 가입 기간이 5~6년밖에 안 되는 사람도 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. 실제로 600만 원 내고 1억 이상 수령한 사례도 존재한다.
이로 인해 지금 젊은 세대는 "기득권 세대가 이득 보고, 그 부담은 우리 세대가 진다"는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.
7. 일본은 어떻게 했길래 100년 가는가?
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저출산·고령화 문제를 겪어왔고, 이에 대응하기 위해 후생연금이라는 구조를 도입했다. 주요 전략은:
- 더 내고 덜 받는 합의 도출
- 연금액 자동 조정 장치 도입 (물가/기대수명 반영)
- 구조 개혁을 통한 제도 지속성 확보
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하게 '신연금' 제도를 도입하고, 구조적 개편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.
8. 연금 수급 연령 연장 & 정년 연장도 필요
고령화 사회에서 60세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, 수령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. 이에 따라:
-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연장
-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와 연계된 사회적 합의 필요
단,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**'세대 간 역할 분담'**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.
9. 기초연금과의 이중구조 문제
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% 노인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. 문제는 이 기초연금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, 중복 수령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. 특히:
- 국민연금 납부자는 연금 수령이 늦춰지고,
- 기초연금만 수령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 이득을 보는 구조
이런 구조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.
10. 연금 개혁, 무엇이 필요할까?
- 신연금 도입: 젊은 세대는 새로운 구조의 연금 체계로 이관
- 자동 조정 장치: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 수급액 조정 가능하도록
- 수익비 조정: 1 내고 1 받는 구조로 바뀌어야 지속 가능
- 구연금과 신연금의 분리 운영
- 기초연금 제도와의 정합성 확보
- 사회적 합의: 나이 든 세대의 양보도 필요
결론: 연금은 정치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
연금 문제는 단지 '돈을 내고 말고의 문제'가 아니다. 대한민국의 구조와 세대 간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.
정치적인 정쟁의 도구가 아닌,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합리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.
더 이상 "나만 손해 보는 느낌"이 드는 구조가 아니라,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으로 개편되어야 한다.
그리고 그 시작은 정확한 정보의 공유와,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관심에서 비롯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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